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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대가리 없는 녀. 먼 곳까지 갔으니,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저녁 늦게야 돌아오리란 예상으로 6:30에 나선 잡부 일당. 오야가 갑자기 맘이 도습 해 돌아가잖다. 시키는데로 할 밖엔 잡부가 별수 있나. 쓰던 공구를 정리하고 현장 단도리하고 올라탄 고속도로. 바로 앞도 안 보이도록 안개가 자욱했던 아침과는 달리 청명한 날씨. 운전대를 잡은 오야가 씽씽 밟는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시내로 접어드는 도로. 주말인탓도 있겠으나 병목 지역이라 차가 밀린다. 마주 보는 하늘,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해가 장관이다. 낮이 정말 길어졌다. 대문을 밀치고 들어서니, "삼월이" "삼월이 언니" 순으로 맞는다. 맞는 건 감사한 일이다만(정확하게는 외출 준비 중이었으니...) 12 시간 노가다 뛰고 온 사람에게 건네는 말이, "일찍 왔네유? .. 2021. 3. 6.
봄 꽃 앞에서 읊조리다. 잡부 일당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토도독... 계절을 깨우는 비가 나리신다. 장화를 끌고 역 한편 편의점에 들려 담배를 사고, 캔 커피 한 병을 꺼내 방명록을 쓰고 시름없이 잠시 앉았다. ... 두런두런 처마 아래 모여 있는 사람들. 하교하는 학생들. 그리고, 빗방울이 그리는 동심원처럼 일렁이는 얼굴. ... 편의점에 앉아 있어 보기는 처음이지 싶다. 향군회관 뒷길을 빠져나오다가, 멈칫 걸음을 되돌려 비에 젖은 꽃망울 앞에 섰다. 내일이 경칩. 정말 봄이다. 계절은 또 이렇게 가고 오고.... 너에게. blog.daum.net 꽃 앞에 서서 읊조리니, "내가 아는 모든 이여, 부디 아프지 말길..." 새벽에 잡부 일당 나가려면 이만 누워야겠다. 여태, 서재에 앉아 절구질을 했으니 잠이 오려는 지 .. 2021. 3. 5.
2월 30일. 이른 점심상을 제대로 차려 앉아 수저를 들다가, 문득 눈이 간 달력. '엇!' 원고 마감일을 놓쳤다. 2월의 말일이 30일이라는 황당한 착각. 초등학교 선도부 일지에, '32일'이라고 써 놓았던 거보다 더 당황스럽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2021. 3. 3.
밤 마실. " 오밤중. 담배 사러 집을 나선 김에 여중 위 다리를 지나 수원지 뒷골목 초등학교 울을 따라 한 바퀴 슬겅슬겅 걷고 돌아왔다. 보름이 지난 달은, 한쪽부터 어둠의 먹물에 잠겨 있다. 그래도 명색이 대보름의 끈을 잡고 있으니 참 밝다. 나도 모르게 폰을 꺼내 하늘을 올려 보는데... 아, 빛의 공해. 혹시 반사경에 비친 모습을 담아 편집하면 나을까 싶어 담아봤어도, 매 한가지다. 흔하지 않은 것이 없는 세상. 그래서 오히려 그 고마움을 잊고 사는 것들. 하늘에 별빛을 온전하게 본 것이 언제였나 싶다. 멀리, 오송이나 정중리쯤에서 들려오는 닭 훼치는 소리. ★~ 닭소리/김소월/바람그리기 ~★ 닭 소리 / 김소월 그대만 없게 되면 가슴 뛰는 닭소리 늘 들어라. 밤은 아주 새어올 때 잠은 아주 달아날 때 꿈은.. 2021. 3. 3.
빗속에 홀로 서다. 종일 내리는 비. 마음 한켠에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드는 알 수 없는 감정들. 조바심인듯도 싶고, 그리움인듯도 싶고, 분간할수 없는 이 쓸쓸함. 그리움에 고하다. 밤부터 종일 내리는 비.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가뭄의 염려를 덜어줄 만큼은 되는 듯 싶다. 빛을 막아 놓은 이 일상의 울 안에 웅크려 있는 것이 왠지 죄스럽다. 현관을 열어 놓 sbs150127.tistory.com 하늘을 보아야 닿을 수 있던 얼굴, 오늘 이 빗속에 마주 서는 뜻밖의 당혹. 나 같은 이 또 어디에 있을까. 이렇게 빗속에 홀로 서 있는 이. . . . 2021. 3. 1.
이렇게 또 한 달이 간다. 벌써 2월의 마지막 날. 시간 참 무섭게 흐른다. ★~詩와 音樂~★ [ 시집 『너의 끈』] 내 꽃 / 성봉수 내 꽃 / 성봉수 야윈 빈 가슴 안고 초라하게 돌아누운 사람아 얼마나 더 많은 그리움의 두레박을 던져 사랑을 길어 인연의 빈 밭에 나를 던져야 한 겨울 동토 속 소진한 믿음을 뚫고 그 sbs150127.tistory.com 세상의 모든 이에게 평안이 함께하는 새 달이 되길 ... 2021. 2. 28.
자자 하... 졸려. 머리가 핑핑 돈다. 일용 엄니 욕 설정하고, 얼른 눈 좀 붙이자. 2021. 2. 27.
문득 정확하게 새로 네 시 사십 오분. 밤을 이어오던 정적이 깨지며 tv에서 흐르는 음악. 문득, 두꺼운 솜이불 아버지 곁에 누워 맞던 어릴 적 어느 날이 오버랩된다. -한쪽으로 백열등 스탠드를 켜 놓고 펼쳐놓은 서류더미. -내 곁에 엎드려 그 서류더미를 넘기며 뭔가를 적고 주판을 튕기고. -눈 시림과 긴 어둠의 그림자를 함께 만들던 백열등 스탠드의 불빛. 그리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인간 승리", "잘 살아보세", "새마을 노래", 현재명의 "희망의 나라로"... 정적을 깨고 흘러나온 첫 음악, Westlife의 "My Love" 생경하다. ☆詩가 된 音樂☆ My Love / Westlife My Love ... 텅 빈 거리, 텅 빈 집 구멍 난 듯 허전한 내 마음 홀로 있는 이 방은 자꾸만 작아져만 가.. 2021. 2. 26.
핑곗김에 어제 저녁밥으로 가장께서 사다 놓은 만두. 술밥을 먹고 왔으니 그냥 건너뛰었고, 오늘 아침엔 토스트 두 쪽에 따뜻한 우유를 곁들여 챙겨주고 가셨으니 점심으로나 먹을 생각이었는데... 점심 지나 바로 일 보러 나가야 하니 겸사겸사 일찍 먹어 치우기로. 밥 한술에 첫째가 끓여놓은 순두부찌개 한 종지를 데워 마주 앉았다. 밥도 먹었고, 커피 한 잔 먹고 노숙자 냄새 찌든 몸에 물 구경 좀 시킬 모양이다. 2021.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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