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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 빈 손 언제나처럼 설 차례상에 올릴 과일을 보내신 누님. "도도한 울 엄마, 안목이 대단하신데..." 라는 말씀과 함께. 부모님 은혜를 기리는 마음이니 늘 반갑게는 받지만, 베풀고 나누며 살지 못하는 내 빈 손이 언제고 미안하다. 2021. 2. 5.
아이스께끼, 늙은 아비의 회한. 바깥채 냉장고에 두어 차례 사다 쟁여 놓은 아이스크림. "아니, 께끼집에 애인이 생겼나, 뭔 놈의 아이스크림을 자꾸 사 날러?"라던 아내님의 핀잔에 멈췄던 술주정. 아이들 자랄 때, 그까짓 것 얼마나 된다고 원껏 사주지 못한 것이 이제 와 늙은 아비의 회한이 됨을 알리 있으랴... 술밥을 먹은 귀갓길에 담배 사러 들린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다 안채 냉장고에 쟁여 놓았다. 오로지 술김이고 오로지 나만을 위함이다. 바늘 들어갈 틈도 없던 안채 냉동실. 바깥채 냉장고를 새로 장만하고 차츰 틈이 보이기 시작한다. 2021. 2. 4.
2월 첫날, 내게로 돌아와 앉아... 부스스 일어나 앉았는데, 밤새 울렸을 염불. 고난의 가지 끝에 매달려있는 내게 닿은 모든 연에 이르렀기를... 2월 첫날. 내게로 돌아와 잡은 첫 커피와 첫 담배. 2021. 2. 1.
멍때리다. 바람종도 숨죽인 날. 문을 열고... 멍하니 앉아 온몸으로 느끼는 알싸함. 무엇도 섞이지 않은 청량한 공기에 안기는 만족. 지금의 내 언저리에 파동치는 유일, 이선희의 "겨울 애상" 2021. 1. 30.
김칫국을 먹으며. 잡부 일당 마치고 막걸리로 술밥을 먹고 이웃한 식당에서 장칼국수로 입가심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언 몸에 찾아온 식곤증. 옷만 갈아입고 티브이 앞에 그대로 쓰러졌다가 깨니 자정을 앞두었다. 건너 채로 건너가 용변 보고 씻고 다시 건너와 방으로 들어갈까 어쩔까 고민하다 그냥 그대로 쓰러져 또 잠들었다. 잠들었다 눈을 뜨니 새로 4시 반. 여느 날처럼 새로 두 시에 깨 밤을 꼬박 난 것은 아니니 잘 만큼은 잔 것이라 여기다가도 더 잠을 자기도 그대로 일어서기도 애매한 시간. 아니, 더 잘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또 베개를 베고 모로 누웠는데 잠이 들었다. 신기한 일이다. 자려고 했더니 정말 잠이 들었다. '아점 먹어볼까?' 귀찮아 챙기지 않았던 땟거리를 계획했던 밖엣 일을 핑계로 .. 2021. 1. 29.
고구마 그라탕. 혼자 앉아 술밥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크림을 추가한 티라미수 한 조각까지 보탰는데... 밥심으로 사는 아저씨에게 거른 때는 서운하다. 밥을 챙겨 먹기도 그렇고, 마침 곁에 둔 고구마가 눈에 띈다. 얼마 전 톡딜로 산 고구미. 내 딴에는 좋은 것으로 고르느라 으로 주문했는데, 돌 지난 아이 팔뚝만 한 것 다섯 개를 보내왔다. 커도 너무 크니 그것 한 번 삶으려고 솥단지를 꺼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솥단지 꺼내 삶아도 식구당 한 개 먹으면 끝이니 가스비가 더 들게 생겼다. 그래서 나 혼자 전자레인지에 돌려 두 개를 잡수시고 그냥 그대로 있던 참이다. 신문지로 싸고 물을 흠뻑 뿌려 역시나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보통은 7분(4+3) 돌려서 먹었는데, 오늘은 으깰 생각이니 딱 5분 돌렸다. 다이소 표 내 전용 .. 2021. 1. 28.
1세대 아반떼, 내 삶의 지표. 집 리모델링을 위해 게스트하우스에 임시 둥지 트신 최 선생님 포스팅에서 마주한 "차 시동" 인근 아파트 사이의 이면도로에 주차해 놓은 24년(솔직히 지금은 그마저도 헷갈린다) 된 내 차. ☆~ 우담발라 / 바람그리기 ~☆ 우담발라, 불가에서는 부처님이 태어나거나 성군이 출현할 때 그 징표로 3000년 마다 한 번씩 피는 꽃이란다. 정말 우담발라면 기쁘고 성스럽고 영광스러운 일이겠지만 풀잠자리의 알이면 또 어 blog.daum.net 그렇지 않아도 지난 폭설 이후 내 차만 눈 두성이를 뒤집어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 오던 차다. 라이트를 켜 놓고 주차해서(무슨 이유에서인지 시청 볼일 보러 갈 때만 그랬다) 방전된 것이 몇 차례이다 보니, 겨울철에는 주기적으로 시동을 걸어주는 것이 일상이다. 마침, 그제.. 2021. 1. 25.
난 물주기 목도리를 칭칭 동여매고 장갑도 챙겨 끼고 벙거지를 눌러쓰고 자전거를 끌고... 모임에 참석하러 집을 나서는 길. 계절이 겨울인가 싶을 정도로 포근합니다. 그러고 보니 겨울의 마지막 절기 대한이 지난 지도 며칠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니 지난가을 들여놓고 무심했던 화분들에 새삼 눈이 갑니다. '물 좀 줘야지...' 이제나저제나 차일피일 게으름을 피우다 겨울이 다 가게 생겼습니다. 난, 고무나무... 동반자를 잘 만났더라면 아낌 받았을 친구들인데 미안합니다. 화분에 물을 주고 서재로 들어왔습니다. 바람종이 봄을 부르는 부지런한 화음에 끌려, 모처럼 덧창을 엽니다. 2021. 1. 24.
북한강의 일출 북한강의 일출 / 20210123토 2021.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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