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202312072829목대설1 책을 쌓고. 굳이 다른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촌각을 다툴 일은 아니고, 설령 없다 해도 생각을 기웃거리면 없던 일 만드는 것도 대수는 아니었지만. 독서대 갖춰 밀린 숙제 하듯 작정하고 책을 잡고 보낸 하루. 모처럼 콩 갈아 진한 커피 내려 좌정하고 아침부터 매달렸어도, 쌓아 놓은 마지막 한 권은 책장을 덮지 못하고 하루가 다 갔다. 대설. 혹시 오시고 계시는가? 몇 차례 마당으로 내려섰지만 끝내 오시지 않았다. 작정하고 책을 쌓아 놓고 서재에 틀어박힌 날, 밖에 눈이 오시고 계셨다면 멋진 일이었겠는데... "그해 대설, 오래된 집 마당에 눈이 소복하게 쌓이는 동안, 나는 현실의 유형지 서재에 틀어박혀 일기장 같은 시집들을 넘기며 미안해했는데. 정작 누구에게 미안했던 건지, 내게 따져 묻지 않았노라"라고. 2.. 2023. 12. 8.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