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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상

뻔대가리 없는 녀.

by 성봉수 2021.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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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곳까지 갔으니,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저녁 늦게야 돌아오리란 예상으로 6:30에 나선 잡부 일당.

 

 오야가 갑자기 맘이 도습 해 돌아가잖다.

 시키는데로 할 밖엔 잡부가 별수 있나.

 쓰던 공구를 정리하고 현장 단도리하고 올라탄 고속도로.

 바로 앞도 안 보이도록 안개가 자욱했던 아침과는 달리 청명한 날씨.

 운전대를 잡은 오야가 씽씽 밟는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시내로 접어드는 도로.

 주말인탓도 있겠으나 병목 지역이라 차가 밀린다.

 마주 보는 하늘,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해가 장관이다.

 

 낮이 정말 길어졌다.


 대문을 밀치고 들어서니,

 "삼월이" "삼월이 언니" 순으로 맞는다.

 

  맞는 건 감사한 일이다만(정확하게는 외출 준비 중이었으니...)

 12 시간 노가다 뛰고 온 사람에게 건네는 말이,

 "일찍 왔네유? 얼른 밥 안치야 것네. 얼른 나가야 하는디..."


 예상보다 빨리 왔다는 말이겠지만,

 참 뻔대가리 없다.(우리 엄니 잘 쓰시던 어투다. ㅎㅎㅎ)

 

 벌써 점심.

 뭘 먹어야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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