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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40

시간의 왜곡. 달개비꽃 유홍초 여주 꽃 앵두 나팔꽃 이 시간. 나는 어제를 보내지 않았으나 적어도 찻잔을 들고 새로 맞는 하루의 햇살에 감사하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오늘 문득 시간을 왜곡하고 왜곡을 인지하지 못하고 설렁설렁 떠밀려가고 있는 오늘을 마주한다. 이 햇살이 생경해하도록 시간을 내려놓고 있는 동안, 온 우주가 제 몫으로 피어나고 있었으니... 20230604일 달개비꽃 달개비꽃 시 달개비꽃 효능 자주달개비 꽃 달개비 꽃말 달개비 꽃말 싱아 달개비꽃 사진 보라색 달개비꽃 삼색 달개비꽃 달개비풀 물달개비 꽃 달개비 꽃차 달개비꽃 이종일 닭의 장풀 달개비꽃 효능 달맞이꽃 자주달개비 꽃 삼색 달개비꽃 자주달개비 꽃말 달개비 잎 달개비 종류 달개비 뜻 털달개비 꽃말 털달개비 꽃 유홍초 유홍초 종류 유홍초 키우기 새깃 .. 2023. 6. 7.
분리 불안의 나비 효과 입하 지난 것이 벌써이니 더위가 이상하지 않은 날. 보는 것만으로도 안구 정화가 되는, 품 팔러 가는 트럭 차창 밖의 신록이 점점 짙어지고 있습니다. 잡부에서 돌아와 대문을 밀치니, 삼월이가 어쩐 일로 골목 입구까지 쪼르르 마중 나옵니다. '옳거니, 기다리는 누가 있는 게로구나!' 그 기다리던 이가 아닌 것에 실망했는지 이내 우리로 들어가 한숨을 내 쉽니다. '삼월아! 야, 삼월아! 날 좋은데 왜 굴속으로 겨 들어가! 어여 나와 일광욕 햐 이 ㄴ아!' 듣는 둥 마는 둥, 꼼짝하지 않고 흘겨 뜨고 바라보는 모습이 어찌나 꼴같잖은지 폰을 꺼내 촬영하니 그제야 엉거주춤 일어나더니 억울한 눈으로 째려봅니다. '하...' 바보는 바보인 줄 모르고 그냥 바보로 사는 게 행복한 건데... 예전, 신랑 돌쇠 살아서는 .. 2023. 5. 12.
성향. 자리를 잡지 못하고 굴러다니는 책들이 또 늘어난다. 여지 것처럼 날 잡아 버려야 해결될 일이다. 얼마 전 청탁 받은 글 자료 찾느라 책꽂이에서 꺼내 놓은 책들도 서재로 하나인데, 이것들도 제 자리 찾아 꽂아둬야 하고... 담배를 물고 물끄러미 책꽂이를 바라보다가, 묵은 전집류들에 시선이 멈췄다. '곰팡내 폴폴 나는 저 책장들을 다시 넘기는 일은 거의 가능성이 없는 일인 것 같은데, 자리도 모자라니 이참에 다 버려야 하나? 뭔 놈의 책 욕심은 이리 많은지...' 아이들이 어릴 때, 백과사전 전집을 가까이 두고 읽어주기를 바랐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쪽에 쪽을 꼬리 물고 책장을 넘기며 지적 체험을 경험했던 내 어린 시절. 그 황홀하고 신났던 경험을 우리 아이들이 함께 맛보기를 원했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를.. 2023. 3. 19.
큐브 지난 월요일 이후로 일이 없어 쉬었기 때문인지, 화요일의 치료가 효과 있어서인지 어깨 상태가 고만고만하다. "물 들어올 때 고기 잡는 심정" 겸, 통증 약도 다가오는 일요일까지 밖엔 없으니 추가 처방받을 겸 4시 반쯤이 다 되어 병원으로.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치료의 마지막 단계이자 실질적 하이라이트인 "견인"에서 막혔다. 1회 15분이고, 병원 마치는 시간까지는 30분이 남았으니 앞서 견인하고 있는 환자를 기다렸다가 해도 넉넉한 시간인데, 퇴근 준비를 하는 간호사는 맘이 급했나 보다. "이쪽으로 와서 누우시죠!" '어, 누워서 하는 건 한 번도 안 해 봤는데요?' "마찬가지예요. 시간이 없으니 이리 오셔요!" 찜찜한 마음였지만 서로 돕고 사는 세상에 버틸 일이 아니다. 견인 자체도 좌식에 비해 썩 만족.. 2022. 9. 3.
기운 소나무 아래의 기억. 일가가 번성한 외가. 작은 외삼촌께서 개혼하기 전, 집 안 어른들을 미리 모시고 인사 올리는 자리. "아구구구" 맞은편에 앉아 계시던 큰 외삼촌께서 좌식 식탁 아래로 스르르 눕자 이종형이 서둘러 집으로 모시고, 자리가 막 정돈되기 시작하자 이번엔 내가 모시고 간 어머님께서, "아구구구" 또 자리에 눕고. 이미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신 삼촌과 큰고모의 잇단 코미디에 새 신랑 신부의 당황한 표정. 나 혼자 가려다가, 투석 일정에 하루하루 컨디션을 달리하던 어머님을 간신히 모시고 참석했던 그날. 그 한정식집이었던 그곳의 기울어진 소나무를 바라보며 담배를 먹다가, 그날의 그 웃픈 기억과, 몇 해 후 몇 달을 차이로 옛사람이 되어버린 어머님과 큰 외삼촌의 얼굴을... 2022. 3. 19.
재 건축 유감. "교동 아파트" 떨어진 라면과 담배 사러 집을 나섰는데, 살갗을 스치는 바람이 기막히도록 달콤하다. 은혜롭다. 그러하여, 길 건너 편의점을 두고도 먼 길을 한 바퀴 돌게 한다. 편의점에 들러 돌아 나오는데, 요 며칠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던 치킨 비어홀에 새 간판이 붙어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치킨 배달에 후줄근한 점퍼가 전부였던 사장. 빨간색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고개를 맞대고 창을 두드리는 내게, 베트남 부인이 앞서 인사를 건넨다. 지금은 쇠락한 구도심이 되어버린 "교동" 방초 푸르른 멸사(滅寺) 입구를 지키고 있는 허물어진 돌탑 같았던 "교동아파트" 공사를 처음 시작했던 것이 2007년이니 얼추 15년은 흘렀나 보다. 시공 주체가 몇 차례 바뀌며 공사를 하다 멈추기를 반복했는데, 그마저도 완전히 멈춘 것이 .. 2021. 5. 26.
술 말고 밥. "아니고, 전활 받으시니 다행이네요. 전 또 어디 병원 입원이라도 하고 계신 줄 알았어요!" 전화기 너머 들려온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 어제저녁 전화를 놓쳤더니 아침나절 다시 걸어왔다. "김oo라고, 형님하고도 술 몇 번 같이해서 아실걸요? 오늘이 출상예요" 내겐 이름만 기억나는 누군가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모양인데, 아이들은 어리고 고인의 누이는 치매기가 있어, 본인의 업장도 비워둔 채 사흘째 상주 노릇을 대신하고 있단다. "이 업종 사람들은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어요. 전화 안 받으셔서 걱정했는데 다행이네요. 형님이나 저나 같이 늙어가는 마당인데, 건강 챙겨야 해요. 다음에 만나면 이젠 술 말고 식사나 같이해요" 30대 초반에 연을 맺고 서로가 50대 중반을 넘긴 나이가 되었으니 시간 참 많이 .. 2021. 5. 1.
수평선과 인생 총량. 얼마 전 어느 분이 "돈 모아서 맛있는 거 사달라" 하셨다. 아무리 돈을 못 벌어도 막걸릿잔이야 흔쾌히 건넬 수 있는 형편이다만, 내게 무언가를 사달라고 요구받기는 처음이니 참 색다른 경험이다. 내 아킬레스건은 돈이다. 돈과 관련된 것이라면 일단 어깨부터 오그라든다. 그러니, 누군가 농으로 던지는 말에도 감각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 쉬운 말로, "그까짓 돈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산다"라고 말을 하고, 나 자신도 '내가 가진 돈의 능력에 맞춰 살면 되는 일'이라고 자위하곤 하지만 현실이 어디 그런가? 주머니에서 먼지가 폴폴 날리면,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그뿐이면 다행이다. 챙겨야 할 일가친척의 대소사에 마음의 크기에 비례해 정을 나누지 못하고 형편의 손가락부.. 2021. 3. 30.
프로 혼술러인가? 선천적 대인기피증 환자인가? 단비가 오시는 날. 날궂이 하기 딱 좋은 날이다. 부침개에 막걸리 한 잔이 떠오르는데... 볼 것 없이 단골 지짐 집은 만원이겠고, 탕수육 작은 것에 이과두주를 잡고 혼자 앉았다. '하...' 귤껍질이나 천리향 슬라이스 정도(이면 다행이고)로 소스를 만든듯싶은데, 중국인이 경영하는 업장이니 예전의 맛을 기대했다가 실망이다. 라면은 아무것도 안 넣고 설명서대로 끓이는 게 제일 맛있다. 소스가 탱자 씹는 맛이 난다. ... 단무지가 제일 맛있다. 혼술. 어릴 적부터 아무렇지 않게 즐기는 내습관. 그렇다고 일부러 관계를 외면하는 것도 아니고, 때와 업장의 성향과 상관 없이 혼자 앉는 술자리.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라면 여간해서는 분명 하기 힘든 일인데, 왕년에 대중 앞에 서서 "웅변(이 지금도 있나?)"도 했고.. 2021.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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