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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앉아 술밥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크림을 추가한 티라미수 한 조각까지 보탰는데...
밥심으로 사는 아저씨에게 거른 때는 서운하다.
밥을 챙겨 먹기도 그렇고,
마침 곁에 둔 고구마가 눈에 띈다.
얼마 전 톡딜로 산 고구미.
내 딴에는 좋은 것으로 고르느라 <최상품>으로 주문했는데,
돌 지난 아이 팔뚝만 한 것 다섯 개를 보내왔다.
커도 너무 크니 그것 한 번 삶으려고 솥단지를 꺼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솥단지 꺼내 삶아도 식구당 한 개 먹으면 끝이니 가스비가 더 들게 생겼다.
그래서 나 혼자 전자레인지에 돌려 두 개를 잡수시고 그냥 그대로 있던 참이다.
신문지로 싸고 물을 흠뻑 뿌려 역시나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보통은 7분(4+3) 돌려서 먹었는데, 오늘은 으깰 생각이니 딱 5분 돌렸다.
다이소 표 내 전용 냄비에 넣고
팍팍 으깼다. 나 입에 들어갈 것이니 껍질도 그대로...
잘 으깬 후 물을 추가 "쉐끼~쉐끼~"
눌지 않게 끓이려면 약간 묽은 듯 이 정도가 딱 맞다.
소금 한 티스푼 양, 설탕 수저에 묻는 정도(반 티스푼?) 추가.
잘 저어주며 끓인 후 녹말가루로 점도 맞추고 끝.
뭔 4차원 세계의 그라탕?이라겠지.
오븐도 없고, 우유나 생크림도 없고, 치즈도 없고, 기타 부속물은 더 없고...
그래, 그냥 노인네 목구멍에 잘 넘어가는 고구마죽이 더 맞지 싶다.
※숨은 그림 찾기(의도한)하고 웃지 마시길. 늙고 싶어 늙은 사람 세상에 누가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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