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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상

특A급 첫인상

by 성봉수 2021.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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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수초의 시간에  사람의 첫인상이 결정된다고 하는데, 그 판단의  요소로는 눈, 코, 입, 눈썹 등의 얼굴 생김새가 일차적 요인으로 작동하고 이후 목소리나 말투 등이 보태진다고 한다.
 그 외에 판단의 시금석 중 가장 큰 요소가 되는 것이 그 사람의 행색 즉, 옷차림이란다.

 잡부 일당을 마치고 담배 사러 들린 편의점.
 소매 끝이 헤진 빛바랜 추리닝 상의에 무릎 튀어나온  짝이 다른 추리닝 하의. 거기에 페인트로 얼룩진 장화를 더해 방금 탄광 막장에서 나온 듯이 때가 고질거리게 묻은 마스크.
 판매원 청년의 말투가 격이 다른 하층민을 대하는 듯 입에 사탕 문 목소리를 낸다.
 무례하다.
 내 돈 내고 거지 취급받는 것 같아 불쾌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꼬집어 나무랄만한 실체적 행동을 한 것도 없으니. 대놓고 뭐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옷이 날개"란 말이 생겼겠지.
 코로나 역병의 시대.
 어디 가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니, 첫인상 판단 요소의 순서가 바뀔 수밖엔.

 특A급 첫인상을 지닐 환골탈태의 꿈, 로또.
 당첨되어봤자 서울에 아파트 한 채도 못 사는 세상이 되었으니, 그것에도 흥미를 잃었다.

 첫인상이 어떻건, 남에게 피해 안 끼치며 그냥 생긴 대로 살다 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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