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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배부르게 먹었고 먹은 밥이 명치 끝을 채 빠져나가지 않았는데도 왜 속이 헛헛할까?
갑자기 까까가 먹고 싶다. 아니 정확하게는 새우깡이 먹고 싶다.
길 건너 편의점에는 이상하게 과자가 없다.
아니, 있기는 있지만 내 미각에 인식된 품목이 없다.
쏼라쏼라 국적 불명의 과자가 대부분이다.
어려서부터 얼마 전까지 단 것을 싫어했으니 초등학교 때에 '뽀빠이"나 "자야"를 사 먹은 것 정도 외엔 내 손으로 사 먹은 기억이 거의 없다. 아, 또 있다. GOP 군 생활 중에 '황금마차(이동식 PX 차량)' 뒤꽁무니에 매달려 건네받던 '다이제스티브 비스킷'이 있었지만, 그건 순전히 모처럼 들리는 황금마차를 그냥 보내는 것이 서운했던 이유가 더 컸다.
쓰레빠를 끌고 나서 집에서 떨어진 다른 편의점에 들러 까까를 사 왔다.
기억의 오류일까? 포장 용량이 바뀐 것일까?
새우깡 봉지가 매우 작아진 듯 싶다.
새우깡, 양파링, 맛동산, 짱구, 오징어집, 꿀꽈배기...
집에 도착해 봉지를 풀어 놓고야 '홈런볼'이나 '오징어땅콩'을 놓친 걸 알았다.
'이 작은 봉지 것을 누구 입에 붙일꼬?' 했던 새우깡.
반도 못 먹었는데 배가 부르다.
"늙으면 목구멍이 좁아진다"라던 어머님 말씀이 틀림없다.
갑자기 왜 까까가 먹고 싶었는지 모를 일이다만,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매대에 자리 잡고 있는 눈에 익은 상품들이 반갑고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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