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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상

길.

by 성봉수 2022.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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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태를 맨 사람이
 지게를 진 사람이
 손수레를 끄는 사람이
 세월을 이어 지름길로 닦아졌을.

 개발의 시류가 닿지 못해 발길은 끊기고
 잊혀가는 옛길.
 그 옛길에서도 가지를 뻗은 고샅길.

 지금은 여기로 치고 저기로 치어 되돌아 나와야 하는 막다른 길.
 주인 떠난 빈집 대문 앞의 무성한 잡초와,
 빈집 안의 늙은 대추나무와 혼자 붉다 떨어지고 있는 대추와,
 녹슨 농기구와... 어느 때인가, 오래되지 않았던 날.
 아이들이 뛰어놀고 삼삼오오 아낙들의 수다가 가득했을...

 지금은 들고양이도 찾지 않는,
 멀어져가는 옛사람의 길.
 내가 가고 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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