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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다녀오는 길에 낮술-이라야 소주 한 병이었지만-하고 들어선 오래된 집 마당.
마당의 모습이 처참하고 참담하다.
올봄,
자꾸 꾸여지는 마당을 손 보느라 보도블록을 걷어 낸 김에 돈과 시간을 들여 보식한 잔디.
잘 뿌리내리길 바라며 깎아주지도 않았다.
계획대로라면,
이 무렵-추석 벌초 다녀오며-깎아 줄 생각이었는데...
'길 나는 거 봐. 불쌍하지도 않어?'
"그럼 어디로 다녀요?"
'발 딛는 곳마다 보도블록 박아놨잖아...'
우이독경이라는 거,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딱 세 번쯤 말했던 거 같다.
내 이 처참하고 참담함.
비단 죽어버린 잔디 때문이 아니다.
자기도 모르게 남기는 행위의 흔적,
"배려 없고 벌거벗은 흉측한 모습."
저것이 '내가 포기하고 모른 척 외면해 버리는 그 사람의 냄새', 더도 덜도 아닌 '그대로의 실체'라는 것.
다를 것 없는 내 가슴의 마음 밭,
처참하고 참담하다.
김상진-눈물을 감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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