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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밥을 먹고 돌아와 의도한 것 없이 또 개처럼 쓰러져
생시와 꿈의 언저리를 오가다 일어섰다.
바깥채 변소에 다녀오며 찬물을 받아 발을 씻었다.
안채로 건너오며 딛는 걸음마다 발바닥에 전해오는 생경한 감각.
문득,
예전에 발표한 시가 떠올랐다.
흔치 않게 에필로그를 남겼던 시.
지금 되돌아보아도 그럴만한 시다.
'건조하고 친절하지 못하다'
그게 나고, 내 시라고 둘러대기엔,
귀 열고 맘 담아줄 세상이 아니라는 것.
너무 잘 안다.
찬 바닥을 맨발로 딛으며 느끼는 섬뜩한 냉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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