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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북어 미역국

by 성봉수 2021.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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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각또각 
 새벽부터 부엌에서 들리는 도마소리.


 빈집이 된 시간의 부엌.
 가스레인지 위에 고춧가루를 되게 푼 콩나물국 한 솥이 올려있다.
 보기만 해도 속을 훑는다.

 '이런...'
 호주로 가출한 셋째 귀빠진 날.
 잊지 않고 미역국이라도 끓여 놓는 줄 알았더니 역시나다.


 미역을 불리고 제사에 올렸던 북어를 찢어 국을 끓였다.
 시원하고 칼칼하게 맑은국을 끓였지만 내 입맛이다.
 부엌에 서서 한 그릇 뜨끈하게 먹고 다시다를 보태 놓았다.


 타국 만 리 낯선 땅에서 밥은 안 굶고 다니는지.
 그저 건강을 비는 아비의 정성이 하늘에 닿기를 바랄 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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