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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각또각
새벽부터 부엌에서 들리는 도마소리.
빈집이 된 시간의 부엌.
가스레인지 위에 고춧가루를 되게 푼 콩나물국 한 솥이 올려있다.
보기만 해도 속을 훑는다.
'이런...'
호주로 가출한 셋째 귀빠진 날.
잊지 않고 미역국이라도 끓여 놓는 줄 알았더니 역시나다.
미역을 불리고 제사에 올렸던 북어를 찢어 국을 끓였다.
시원하고 칼칼하게 맑은국을 끓였지만 내 입맛이다.
부엌에 서서 한 그릇 뜨끈하게 먹고 다시다를 보태 놓았다.
타국 만 리 낯선 땅에서 밥은 안 굶고 다니는지.
그저 건강을 비는 아비의 정성이 하늘에 닿기를 바랄 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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