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장아찌를 담글 생각으로 주문한 매실 5kg이 도착하는 날 하필이면 잡부 일정이 잡혔습니다. 대문 안쪽 골목으로 지는 해가 길게 늘어지다 보니 "안쪽 그늘진 곳에 부탁합니다"라고 택배 도착 문자에 답신 보냈습니다.
더웠던 날.
잡부마치고 대문을 밀치니 부탁의 문자를 아랑곳 안 하고 매실 냄새가 진동하도록 그냥 그 자리에 폭, 집어 던지고 갔습니다.
'염병... 다 물렀것다!'
매실을 씻고 빠개 씨를 발라 설탕으로 하루 재워야 하는데, 다음 날도 잡부 일정이 있으니, 계획이 틀어져 난감합니다. 우선 계획을 하루 미루기로 했는데, 종일 뙤약볕 아래 있던 탓에 까딱하다가는 다 무르게 생겼습니다. 궁리 끝에 김치냉장고에 하루 넣어두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잡부 다녀온 다음 날 저녁, 서둘러 매실장아찌 담글 전처리를 시작했는데요.
'이런...'
도착한 상자째로 혹시 몰라 비닐을 씌워 김치냉장고에 넣어두었는데요, 처음에는 모르겠더니 씻어 물기 제거하고 나니 3할은 얼었다가 녹아 물렁물렁, 3할은 반쯤 얼고 ㅠㅠ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그냥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즙으로도 먹는데', 발효되기 전에 얼른 씨 빼서(배꼽 부분을 위로 잡고 망치로 사정 없이 치면 됩니다. 부엌칼 손잡이 끝으로 마늘 빻은 모습 정도면 하자 없으니 뭉개져도 상관없고요, 그래서 과육이 단단한 놈을 사야 합니다.) 설탕(1.5kg/씨 뺀 매실 실 중량-3kg-의 반)에 재웠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 점심 전에 누릿누릿 변한 매실을 건져 소주(빨간 이슬이 4홉 반병)와 소금(한 주걱-종이컵 1)과 집 고추장(설탕과 동량-대충 본죽 포장용기 고봉으로 하나)을 자박자박 버무려(나중에 물기는 사라지고 굳습니다-고추장 담그는 것 생각하시면 됩니다.) 단지에 담았습니다. 그런데 담고 보니 양이 너무 적습니다. 차 시간 다가오니 똥 마려운 것처럼, 한동안 일이 없다가 하필 매실 도착하는 날 잡힌 잡부 일정 때문에 뻐그러진 계획이 화가 납니다. 그래서 얼른 상품 3K를 카카오로 주문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번과 다른 곳에 주문했는데요, 오전에 주문했으니 그다음 날 바로 도착했는데, 매실이 딴딴하니 흡족합니다.
도착한 매실로 다시 위 과정을 반복했고요, 새콤달콤한 매실 절인 물이 음료수 페트병으로 정확하게 두 병 나왔습니다.
이 상태에서 시중에 파는 매실액을 씨간장 붓듯 섞어 숙성시키면 매실액이 되는데요, 처형이 정수기 생수 말통만 한 것으로 담아다 준 매실액이, 삼월이 집 옆에서 개털 뒤집어쓰고 통이 삭아 질질 흐르고 있는 것이 한 십 년쯤 되었으니, 매실액은 필요 없고... 매실주를 담글까?(마트에서 파는 담금주-40%-를 1:1로 섞어 숙성 시키면 매실주가 됩니다) 잠시 생각하다가 천연식초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할머님과 어머님이 쓰시던 식초 단지를 삼월이 집 옆 매실 통 반대편 먼지 구덩이에서 조심조심 꺼내왔습니다.
자알 생겼지요?
아마도 어머님께서 담아 놓으셨을 식초는 모두 날아갔고, 바닥에 찌꺼기가 찐득하게 들러붙어 있습니다.
조심조심 닦고 행주로 물기를 훔치고 매실 저린 설탕물을 따르고 밀봉해 두었습니다.
잔치에 쓰려고 급하게 만드는 것도 아니니 뭐 효모나 종균이나 넣는 부산은 안 떨고요, 일단은 발효되어서 술이 되어야 하고요 그 술이 맛이 가야 식초가 되는 것이니 시간이 해결할 겁니다.
어머님께서 예전 말씀하시길 일정 기간(제 기억에는 보름) 지난 후에 초파리가 날아다니면 식초가 성공한 것이고, 그때가 되어도 초파리가 보이지 않으면 실패(썩은)한 것이라 하셨습니다.
제가 기억력 하나는 지나치게 좋다고 자부하며 살았었는데요, 그냥 대략적인 큰 그림만 떠오르고 세세하게 확증할 수가 없으니, 어머님 살아 실제 꼼꼼하게 적어 놓을 것을 시간이 한탄스럽습니다.
"움직이지 말아라."는 말씀은 확실하게 기억되는데요, 이 또한 "빠개장 담글 때"는 확실한데 식초도 그러한지는 자신 없습니다. 그래도 일단은 그렇게 하기로 하고, 바깥 샘 그늘 한쪽으로 잘 자리 잡아 두었습니다.
참, 식초가 되는 과정에 표면에 하얀 막이 뜨고 거기서 더 숙성되면 그 막이 사라진다고 하셨습니다. 아마 그 막 위에 곰팡이가 피면 잡균에 의해 실패(부패)하는 것이겠죠.
초파리는 잘 꼬이고 있고요,
날 선선해지면 한 번 열어봐야겠어요.
성공했으면 더 묵혀서 약으로 쓰고, 반대의 경우에는 그냥 버리면 되고요. ㅋㅋㅋㅋ
진작에 포스팅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늦었습니다.
아마 내년 봄이나 되어야 이 글을 보러 오시는 분이 계실 텐데요, 그때쯤이면 매실장아찌나 매실 천연식초 성공 여부를 확실하게 아시겠지요.
정돈 없이 맘 가는 데로 두서없이 뒤죽박죽인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직)먹고 살자니 요리사, (현직)먹고 살자니 잡부, 못 먹어도 GO 詩人
성봉수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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